
안녕하세요! 행복이 엄마입니다.
지난 글에서 직장 전무님의 특급 배려로 마침내 수강 허락을 받아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렸었죠.
드디어 수업 시작을 앞두고, 어제 결제도 할 겸 행복이를 데리고 제가 앞으로 다닐 '관악문화센터 평생교육원'에 사전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분명 지도 앱에서는 집에서 딱 10분 거리라고 나왔는데, 행복이 보폭에 맞춰 도란도란 걸어가 보니 실제로는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더군요.
그리고 그곳에서 저희는 예상치 못한 거대한 복병을 만났습니다.
🌸 사람보다 들꽃이 좋은, 엄마 닮아 내성적인 우리 행복이

저와 행복이는 참 많이 닮았습니다.
둘 다 낯선 사람보다 꽃과 나무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행복이는 산책을 나가면 다른 강아지보다 화단 냄새 맡기에 더 바쁩니다.
심지어 저희 집 작은 화단에 심어둔 상추나 깻잎을 혼자 야금야금 뜯어 먹기도 하고, 어디에선가 날아와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과 잡초 냄새 맡는 걸 참 좋아합니다.
오죽하면 행복이가 너무 좋아하니까, 우리 가족은 그 들꽃이 시들지 말라고 잡초임에도 열심히 물을 주며 애지중지 키우고 있을 정도랍니다.
🧗♀️ "엄마, 여기 너무 높아..." 험난했던 2층 계단 정복기

그렇게 평화롭게 꽃구경을 하며 도착한 학원 건물 입구.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저와 행복이는 굳어버렸습니다.
교육원이 위치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경사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가파르고 높았거든요.
보통 계단이라면 '하나, 둘, 셋, 넷' 경쾌하게 날아다니는 행복이인데, 여기서는 계단 한 칸이 꽤 높아 멈칫하더라고요.
한 칸 겨우 올라가고는 고개를 돌려 "엄마, 여기 너무 높아" 하는 표정으로 저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우리 행복이는 참 특이하게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안기는 걸 무서워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쭈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추며 안아주는 건 좋아하지만, 몸을 번쩍 들어 올려 서서 안으면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거든요.
안아줄 수도 없으니,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응원뿐이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는 행복이의 눈을 맞추며 다정하게 말해주었죠.
"괜찮아! 행복아, 천천히 가자. 천천히."
엄마의 목소리에 용기를 얻었는지, 행복이는 짧은 다리로 영차영차 한 칸씩 짚어가며 마침내 그 높은 2층 계단을 스스로 정복해 냈습니다.
🤫 낯선 장소, 행정실 언니와의 두 번째 만남
사실 이곳은 지난번 카드 발급이 늦어져 첫 기수를 놓쳤을 때, 눈물을 머금고 결제하러 왔다가 헛걸음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행정 업무를 보시는 직원분이 행복이를 단번에 알아보시더군요.
"어머, 그때 그 강아지구나!"
우리 행복이는 낯선 사람이 만지면 굉장히 싫어하는데, 다행히 직원분이 친절한 '언니'여서 그런지 짖지도 않고 얌전히 있었습니다. 짖지 않는다는 건 행복이만의 아주 큰 호감 표시거든요.
아는 척을 해주는 언니에게 꼬리를 살짝살짝 흔들어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선 공간이 주는 긴장감 때문에 '엄마, 볼일 다 봤으면 빨리 집에 가자' 하는 눈초리를 찌릿 보내기도 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신기하게도 행복이는 나이가 지긋하신 미화원 여사님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처럼 '강아지를 키우는 애견인 특유의 냄새'가 나는 어르신들은 정말 좋아합니다.
예전에 저희 빌딩을 청소해 주시던, 강아지를 키우시는 할머니 여사님을 만나면 아침마다 바닥에 드러누워 배를 보여주며 아빠만큼 반가워하곤 했거든요.
학원 행정실 언니에게도 은은하게 풍기는 좋은 분위기를 행복이가 본능적으로 느꼈던 모양입니다.

✂️ 진짜 시작이구나, 설렘 반 걱정 반
우여곡절 끝에 결제를 마치고 내려올 때도 가파른 계단을 한 칸 한 칸 조심조심 내려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학원으로부터 문자가 한 통 도착했더라고요.
[준비물 안내: 재단 가위, 시침핀...]
문자에 적힌 낯선 재봉 도구들의 이름을 보니 비로소 '아,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실감이 확 났습니다.
동시에 가슴 한구석에 덜컥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진짜 재봉을 잘할 수 있을까? 직선박기도 모르는 왕초보인데 진짜 옷 한 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학원에서는 초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신신당부하셨지만, 막상 닥치니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어제 저 높은 계단을 무서워하면서도 엄마 믿고 한 걸음씩 올라가 준 행복이를 생각하면 이대로 멈출 수 없습니다.
엄마가 용기를 내야 우리 행복이 맞춤옷이 완성될 테니까요.
돌아오는 길에는 긴장이 풀렸는지 행복이와 동네 한 바퀴를 크게 산책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왕초보 엄마의 진짜 재봉틀 분투기, 6월 15일부터 시작됩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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