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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패션쇼] 4호 하늘색 곰돌 귀 목욕 가운, 체념한 바둑이의 런웨이

 

안녕하세요, 행복이 엄마입니다! 😉

지난 금요일에 눈물겨운 바이어스 사투기로 소개해 드렸던 저희 행복이의 4호 목욕 가운, 다들 기억하시지요?

오늘은 드디어 많은 이웃분들이 기다려 주신 행복이의 리얼 옥탑방 시착 샷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사실 우리 행복이는 목욕을 싫어합니다.

어찌나 머리가 좋은지 집안에서 뜨거운 목욕물 데우는 소리만 나도 벌써 눈치를 채고는 옥상 맨 구석탱이로 빛의 속도로 도망가 숨어버리더라고요.

결국 아빠 품에 대롱대롱 안겨 강제로 소환당한 후에야 목욕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물 묻히는 걸 싫어하던 녀석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이쁜 언니가 수건으로 물기를 싹 닦아주고 요 목욕 가운을 조심스레 입혀주니까 마법처럼 세상 얌전하게 가만히 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역시 예쁜 언니들만 편애하는 소심하지만 확실한 취향의 바둑이답지요?

 

목욕가운을 입은 행복이

 

가운을 몸에 맞게 여미고, 제가 오전 내내 땀 뻘뻘 흘리며 나무 안감 대고 뒤집어 만들었던 저 앙증맞은 곰돌이 후드 모자를 푹 씌워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행복이 표정이 그야말로 나라 잃은 듯 '해탈' 그 자체가 되더라고요.

체념한 듯 늠름하게 정면 카메라를 지그시 응시해 주는 묘한 해탈 표정 덕분에 온 가족이 옥탑방에서 배를 잡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사이즈는 2XL라 우리 장사 행복이의 우람한 등길이와 목둘레를 아주 여유롭고 편안하게 싹 감싸 안아주더라고요.

다만 배판 쪽은 아직 엄마의 도안 실력이 서툴러서 그런지 꽤 헐렁하게 남았습니다.

다음 다섯 번째 맞춤옷을 만들 때는 요 배판 부분을 살짝 더 날씬하게 줄여서 행복이만의 슬림한 맞춤 핏을 제대로 살려줘야겠습니다.

 

노란색 바이어스 둘러 가며 손을 덜덜 떨었던 그 고생이, 곰돌이 모자를 쓰고 얌전히 체념해 준 행복이의 귀여운 모습 한 방에 눈 녹듯 사라지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다음 미싱 수업에는 또 어떤 작품으로 우당탕탕 소동을 치를지 벌써 설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