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복이 엄마입니다!
최근에는 제 미싱 도전기 위주로 글을 올렸었죠?
오늘은 잠시 숨을 고르고, 제 스마트폰 사진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우리 행복이의 '진짜 꼬물이' 시절 사진들을 보며 느꼈던 소소하지만 묵직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저희 집으로 행복이가 덜컥 찾아오기 전까지, 저는 사실 길에서 마주치는 강아지들을 보며 유난을 떠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삼자가 보기엔 그냥 평범하게 생긴 강아지일 뿐인데, "어머, 세상에서 제일 예뻐!" 하며 자식보다 더 애지중지하는 모습이 솔직히 낯설었거든요.
"저게 뭐가 저렇게 이쁘다고 저럴까?"
그랬던 제가, 지금은 매일 눈만 뜨면 행복이 사진을 찍고 쿠팡을 단골집처럼 드나드는 '눈불출 개엄마'가 되었습니다.
🐾 핑크빛 발사탕과 엉뚱한 만세 잠버릇
남편 손에 이끌려 2024년 8월, 겨우 두 달이 조금 넘었을 때 저희 집에 온 행복이는 정말 작았습니다.
두 손바닥을 모아 받치면 쏙 들어올 만큼 연약한 생명이었죠.

이때는 아직 때가 타지 않아서 발바닥이 어찌나 하얗고 연한 핑크빛이던지, 이른바 '뽀얀 발사탕' 그 자체였습니다.
털도 지금보다 흰 부분과 검은 부분의 경계가 선명해서 참 신기했지요.

처음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모든 게 서툴러서 매일 밤 스마트폰으로 "아기 강아지 키우는 법"을 검색하기 바빴습니다.
조그만 핑크색 집을 하나 사주었는데, 행복이는 어릴 때부터 참 독특하게도 다리를 하늘로 쭉 뻗고 '만세' 자세로 자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 좁은 방 안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요람인 것처럼 푹 안심하고 자는 모습을 보면, 낮 동안 쌓인 독박 육아(?)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곤 했습니다.

사실 행복이가 온 뒤 처음 몇 달은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영어 공부를 하며 나름의 생활 리듬이 있었는데, 갑자기 작은 생명 하나가 집 안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잠깐 외출할 때도 신경이 쓰였고, 책을 펴 놓고도 자꾸 행복이가 뭘 하는지 눈이 갔습니다.
하루 종일 시선을 떼지 못하는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스트레스도 받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혼자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낯선 집에서 적응해야 했던 행복이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저 역시 '강아지 엄마'가 되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힘들었던 기억보다 사진첩에 남은 행복이 모습들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어느새 제 생활은 흔들린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정작 내 자식 키울 땐 바빴는데..." 아빠가 느낀 양육의 기쁨
행복이가 오고 나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건 제 남편, 행복이 아빠입니다.
사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정작 자기 자식을 키울 때는 회사 일로 너무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 아이가 어떻게 커 가는지 제대로 보지 못하잖아요.
저희도 외동딸 하나를 키워 독립시키고 나니 집안이 참 헛헛했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찾아온 손바닥만 한 행복이가 남편의 인생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남편은 출근해서도 수시로 저에게 전화해 "행복이 잘 있냐", "밥은 먹었냐" 물어보고, 퇴근하자마자 문을 열며 행복이부터 찾습니다.
행복이도 기가 막히게 아빠 발소리를 알아채고 주르륵 뛰어 나가 온몸을 돌며 반갑다고 난리를 칩니다.
아빠 발밑에 냅다 누워 배를 보이며 꼬리를 치면, 남편은 아주 이뻐 죽겠다는 표정으로 세상을 다 가진 듯 웃어댑니다.
뒤늦게 이 조그만 생명을 통해 '아이를 기르는 진짜 기쁨과 애정'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 것이지요.
📖 미의식조차 바꿔버리는 '불공평한 편애'
언젠가 일본 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 《요코 씨의 말》이라는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애정은 가까이 있는 존재를 아끼는 데에서 생겨난다.
그것은 때로는 미의식조차도 바꿔버리는 불공평한 편애이다."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절실하게 와닿습니다.
객관적인 미의 기준이나 전형적인 아름다움 따위는 내 세상으로 들어온 존재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름을 붙여주고, 매일 눈을 맞추고,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며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제 눈에는 이 세상 그 어떤 명품 강아지보다 우리 행복이가 가장 잘생겼고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옛날에 남들의 유난을 이해하지 못했던 제 미의식이 완벽하게 바뀐 것이죠.
이것이야말로 정말 '불공평한 편애'가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이는 무언가를 씹는 걸 참 좋아해서, 오래 씹을 수 있는 딱딱한 우드스틱 대용 '한우 수제 간식'을 사주었습니다.
사진 속에서 까만 눈동자의 흰자위만 겨우 보일 정도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위를 올려다보며 간식을 꼭 쥐고 씹는 모습마저도 제 눈엔 최고의 예술 작품 같습니다.
두 손바닥에 올려놓았던 그 작은 생명의 무게감이 제 마음에 이토록 커다란 사랑의 부피로 자리 잡을 줄은 몰랐습니다.
강아지를 키우기 전과 후, 제 인생의 온도는 확연히 달라졌네요.
많은 이웃분들이 블로그에서 왜 그토록 반려견을 향한 사랑을 고백하는지, 이제야 온 마음으로 깊이 공감합니다.
예전에는 왜 사람들이 강아지 사진만 보면 웃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압니다.
사랑이라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니라, 매일 같은 눈을 마주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생겨나는 것이라는 걸요.
두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만큼 작았던 행복이는 어느새 엄마 아빠의 하루를 가득 채우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우리 셋은 옥탑방에서 평범하고 소란스럽게,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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