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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도전] 미싱 2일 차 오후: 주머니 달다가 어깨까지 같이 박아버렸습니다 (공룡 민소매 완성)

안녕하세요, '행복이네 맞춤 옷장'의 행복이 엄마입니다! 🐾

 

지난번 6cm나 늘린 XXL급 목둘레 패턴 수정과 공포의 폭주(?) 오버록 미싱을 마주했던 오전 수업 이야기, 다들 기억하시죠?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몰랐습니다.

이날 실뜯개를 몇 번이나 잡게 될지 말입니다.

이날 가장 큰 사고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요.

 

☀️ 양산 쓰고 출근했다가 김밥 먹으며 미싱룸으로 복귀

오전 내내 미싱과 씨름하고 점심시간이 됐습니다.

양산 쓰고 회사 들렀다가 참치김밥 한 줄을 사 들고 다시 문화센터로 뛰어왔지요.

 '오후엔 진짜 집중해서 예쁘게 박아야지' 다짐하면서 말이죠.

 

😭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주머니와 어깨선을 같이 박아버린 대참사

민소매 티셔츠 뒤판에 귀여운 핑크 공룡 주머니를 다는 작업이었어요.

공룡 무늬 강아지 민소매 티셔츠에 주머니를 달고 있는 모습

 

삐뚤빼뚤하지만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박고 나서 "휴, 주머니 예쁘게 잘 달렸다!" 하고 딱 뒤집어 본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주머니를 달다가 어깨선까지 함께 박혀버린 강아지 옷의 재봉 실수 모습
"주머니만 달았다고 생각했는데, 뒤집어 보니 어깨선까지 같이 박혀 있었습니다. 이날 최대의 사고였어요."

 

세상에, 옷의 어깨선이 주머니와 함께 통째로 씹혀서 박혀있는 게 아니겠어요?! 🤦‍♀️

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박았는지 주머니 속에 어깨선이 쏙 들어가 함께 재봉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순간 정말 멍해졌습니다.

"아니...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주머니 안에서 어깨선이 저를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실뜯개로 열심히 박음질을 뜯어냈습니다.

그런데 이 공룡 천이 워낙 보들보들해 한번 잘못 박았다가 뜯어내니 구멍이 숭숭 크게 나서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게다가 천이 너무 부드러워 미싱 피드 위에서 앞으로 전진을 안 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더라고요.

결국 손으로 뒤쪽을 살살살 밀어주고 당겨줘 가며 간신히 심폐소생술을 하듯 주머니를 다시 달았습니다.

 

💚 마이웨이 초록 시보리와 시접의 배신, 그리고 전담 마크

산 넘어 산이라고, 이번엔 대망의 짙은 녹색 시보리를 달 차례였습니다.

초록색 시보리를 달고 있는 공룡 무늬 강아지 옷

 

초보의 손길로 삐뚤빼뚤 열심히 박았는데, 아뿔싸!

정신없이 박고 나서 뒤집어보니 이번엔 시접 방향을 잘못 보고 반대로 박았더라고요.

사진 속 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 보이시죠?

결국 또 한 번 미싱을 멈추고 뜯어내는 사투를 벌였습니다.

시접 방향을 잘못 잡아 다시 뜯어내야 했던 강아지 옷 안쪽 모습
"이번에는 시접 방향까지 반대로 잡았습니다. 결국 또 실뜯개를 꺼냈습니다."

 

이쯤 되니 저만 점점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선생님이 긴급 투입!

막판에는 제 옆에 거의 붙어서

"또 반대로 잡으셨어요!"

"여기 보세요!"

하시며 1대1 전담 코치를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강의실에 혼자 남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엄마가 또 뭘 입혔네..." 행복이의 공룡 티셔츠 착용샷

오후 4시 반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다시 사무실로 복귀해 남은 업무를 마치고 드디어 퇴근했습니다.

하루 종일 너무 긴장하면서 미싱을 박았더니 집에 오자마자 거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도 새 옷은 입혀봐야 하니, 퇴근하고 들어온 행복이 아빠와 함께 감격의 첫 시착식을 가졌습니다.

완성된 공룡 무늬 강아지 민소매 티셔츠
처음 만든 공룡 민소매 티셔츠를 입어보는 행복이의 모습

 

사진 속 행복이 표정 보이시나요?

눈을 지그시 감고 '엄마가 또 나한테 뭘 입힌 건가...' 하는 듯한 저 해탈한 표정!

옷 입혀놓고 저희 부부 둘 다 빵 터졌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골랐던 짙은 녹색 시보리가 행복이 털색이랑 정말 잘 어울려서 뿌듯하긴 하더라고요.

걱정했던 XXL급 목둘레도 다행히 편안하게 쏙 들어갔습니다.

비록 주머니도 뜯고 시보리도 뜯느라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진 하루였지만, 어정쩡한 새 옷을 입고 늠름하게 서 있는 행복이를 보니 이 맛에 미싱 돌리나 싶습니다. 

엄마가 만든 공룡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서 있는 보더콜리 믹스견 행복이
"주머니도 뜯고 시보리도 뜯었지만, 이 모습을 보니 하루의 피곤이 조금은 사라졌습니다."

💡 이번 도전으로 배운 피드백!

직접 입혀보니 또 하나 알게 됐습니다.

행복이는 목둘레만 XXL이 아니었습니다.

어깨도 남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다음번에는 어깨 폭은 조금 좁히고 겨드랑이 부분은 더 깊게 파봐야겠습니다.

한 번에 딱 맞을 줄 알았는데, 행복이 옷 만들기는 생각보다 긴 공부인 모양입니다.

 

기성복이 안 맞아 시작한 도전인 만큼, 이렇게 하나씩 실패하면서 행복이만의 인생 핏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다음번엔 더 완벽한 어깨선을 향해, 미싱 초보 엄마의 생존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