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은 달콤하게, 산책 가방 완성!
지난 시간에 미처 다 만들지 못했던 자투리 산책 가방을 마무리하는 게 오늘 오전의 첫 미션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가방 손잡이 박음질에 도전했습니다.
비록 단순한 직선 박기였지만 두 개의 손잡이를 반듯하게 박고 나니 괜히 뿌듯했다.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해!"

혼자 속으로 은근히 자부심을 잔뜩 가지며 드디어 산책 가방을 완성해 냈습니다.
예전에 만들었던 행복이의 프릴 하네스랑 똑같은 색깔, 똑같은 패턴으로 세트를 맞췄더니 정말 괜찮겠더라고요.
들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것이 시작이 아주 좋았습니다.


🐻 2XL 바둑이를 위한 거대 목욕 가운 도전
가방을 기분 좋게 끝내고 드디어 오늘의 본 게임, 목욕 가운 만들기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행복이가 워낙 덩치가 있다 보니 이번엔 사이즈를 시원시원하게 '2XL'로 잡아서 좀 크게 만들었습니다.
후드와 후드 가운데 중심으로 들어가는 천, 등판, 배판, 그리고 모자에 들어갈 조그마한 귀 모양까지 패턴만 총 다섯 개가 있더라고요.
다 준비해 놓고 보니 천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컸습니다.


제일 먼저 손을 댄 건 후드 귀 만들기였습니다.
연한 파란색 천으로만 전체 목욕 가운을 만들다 보면 너무 단순하니까, 선생님이 후드 귀 안쪽에 다른 천을 덧대서 약간 모양이 나게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 나무 모양이 있는 예쁜 천을 골라서 박아보았습니다.
박아서 싹 뒤집으니까 오른쪽 귀 모양처럼 쏙 나오는데 나름대로 참 귀여웠습니다.

✂️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도구, '실뜯개'
미싱 책상 위를 보면 자도 있고 쪽가위도 있고 핀, 초크, 수성펜까지 여러 가지 기구들이 참 많습니다.
여기서 제가 가장 많이 쓰는 게 뭘 거 같으신가요?
정말 어이없게도 저 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은, '관악문화센터'라고 선명하게 써진 실뜯개를 가장 많이 쓴 것 같습니다.
하고 뜯고, 또 하고 뜯고.... 그걸 가장 많이 반복했거든요.
저한테는 저 실뜯개가 가장 소중한 기구였습니다.
미싱 실력보다 실뜯개 쓰는 실력이 먼저 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나마 후드 귀를 달 때는 중심선을 맞춰서 잘해야 하는데, 제가 아무래도 초보라 부족하다 보니 선생님이 제 패턴을 가지고 설명하시면서 약간 도와주셨습니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천이 밀리지 않고 너무 뒤처지지 않게 잘 따라가며 오전 수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초록색 펜이 불러온 대참사
이번 수업은 미싱도 조금 잘 박히고 나름대로 특별히 실수를 안 했다 싶었는데, 진짜 문제는 엉뚱한 데서 생기고 말았습니다.
바로 저 수성펜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어두운 원단만 만지다 보니 기존 원단용 수성펜은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눈에 잘 띄는 네 가지 색깔이 있는 수성펜 세트를 별도로 준비해 갔던 것입니다.
수성펜인 줄 알고 아주 신나게 준비해 간 것이지요.
하늘색 수건 천 위에 초록색으로 선을 진하게 긋고, 안감이라며 커다랗게 'X' 표시까지 해가며 신나게 작업을 이어갔어요.
초록색 선이 시원하게 보여 혼자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원단을 보시던 선생님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외치셨다.
"어머, 회원님! 이 펜 이상해요! 이거 원단용 아니죠?"
"네? 수성펜인데요? 온라인에서 4개 세트로 산 건데...."
"원단용 수성펜이 따로 있고, 이건 일반 필기용 수성펜이에요!"

알고 보니 내가 산 건 원단용이 아니라 일반 수성펜이었어요.
초록색으로 신나게 그어 놓은 선과 큼지막한 X 표시는 물로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제야 왜 학원에서 파는 원단용 펜이 따로 있는지 알았어요.
학원에서 파는 하늘색 원단용 펜이 좀 비싸길래 인터넷에서 싼 맛에 샀더니 이런 대참사가 났네요.
원단 가득 선명하게 살아 숨 쉬는 내 초록색 가이드선들과 커다란 X 표시...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어요.
🦺 고난도의 오후 수업을 기다리며
아무튼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전 수업 동안 후드에 귀를 다는 것까지는 무사히 박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후에는 노란색 긴 천으로 바이어스 작업을 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도와주시는 사진에 보이는 노란 천이 바이어스인데, 이게 생각보다 참 어렵더라고요. 오후 수업에는 이 천 전체를 저 바이어스로 감싸야 해서 굉장히 고난도 미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연 제 미완성 2XL 목욕 가운은 초록색 낙서들을 품은 채 무사히 완성될 수 있을까요?
오후 수업의 승자는 목욕 가운일까, 실뜯개일까?
다음 이야기는 그 결과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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